최재천 / 최재천의 희망수업 / 샘터
저자가 말하는 것은 하나로 이어진다. 통섭 즉, 많은 것이 통합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지혜의 결실은 나의 삶을 이끈다. 라고 말한다.
어릴때 학교갔다 오면, 놀 것이 별로 없었다. 장난감이 많은 것도 아니고, 밖에 나가서 놀 환경도 친구도 없었다. 그래서 집에 쌓여 있던 백과사전이나 전집을 읽었다. 그게 독서의 시작이고, 내 인생을 그래도 붙들어 줄 준비인 줄 그때는 몰랐다. 국어 선생이 되고 싶었는데 글씨도 못쓰는게 무슨 국어 선생이냐는 소리를 들었고, 만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타고 가던 자가용이 뒤집어 질 정도의 부모의 극대노를 경험하고 접었다. 군을 다녀왔더니 뜬금없이 목회를 해라 하기에 신학교에 가게 되었다.
지금은 다 접고 백수의 길을 걷고 있다.
놀랍게도 내가 겪었던 파란 만장한 삶을 이 교수님은 겪었다. 그냥 잘 먹고 잘 놀고 싶고 여행가고 싶은 직을 구하고 싶었지만 하고 싶은 직이 뭔지 몰라 헤매었다. 문과를 가고 싶었으나 어른들의 사정으로 이과로 갔다. 부모의 밀림으로 의대를 시험을 몇번을 치다가 생물학과를 가게 되었다. 그러다고 방탕보다는 방황이 낫다면서 여기저기 자기가 가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찾아 헤매다가, 좋은 분들을 만나고 탁월한 교수님을 만나고, 영어를 하게 되면서, 정신차려 보니 민개미의 1인자가 되어 있었고, 생물행동학의 백과사전의 편집장도 하게 된다.
전체적으로는 자신의 일대기를 말하고 있는 듯 하고, 자신의 공을 들려주는 듯 하다. 그러나 그 속에는 자신이 겪은 많은 일들, 도전했던 일들, 이건 아니다 생각했던 경험들이 하나 하나가 자신이 지금 밟고 있는 장소로 이끈 것임을 알려준다.
저자의 말로는 21세기의 학문 중 어느 것도 다른 학문의 도움 없이 홀로 존재할 수 없다고 한다. 특히나 제4차 혁명이 일어난 이 시기에 한 우물만 팠다가는 큰일난다고 말한다. 한 우물을 파되 깊이 그리고 넓게 파라고 한다. 혼자 팔 수 없으니 같이 파라고 한다. 그것이 이 저자가 말하는 통섭이란 개념이다. 게다가 이 통섭이란 개념은 우리나라가 제일 잘 안다고 한다. 바로 비빔밥이다.
세계에서 활동하기 위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기초학문이다. 바로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기초이다. 이것이 바탕이 되면 언제든 새로운 전문 분야에 뛰어들어 공부할 준비가 된다. 실제 저자는 자신의 전문 분야가 준비된 가운데 자기 제자들 전문 분야를 이것 저것 도와주다가 큰 좋은 일을 겪게 된다. 두루두루 여러일을 잘 해내는 사람이 되라고 한다.
그것을 위해 독서를 권하고, 글쓰기를 권한다. 모든 영역을 배우고 그 배운 것을 쏟아 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사실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나는 이분이 그렇게 유명한 분인줄 몰랐다. 글을 읽어갈 수록, 이처럼 대단한 분이 왜 자신의 치부와 노하우와 일상을 끄집어 내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까지도 든다. 부족하고 연약하고 복잡하고, 어려움을 겪었던 자기 일을 보여주며, 희망을 알려주려 했을까? 그래서 책의 제목이 희망수업인가 싶다.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에 의구심을 가진다. 누구나 자기가 하는 일이 맞나 싶다. 저자는 말한다. 느리던 빠르던 자신이 겪은 모든 일은 결국 자신의 길이 되어 닦아 가는 중이라고. 오늘의 방황하는 나에게 물어본다. 희망이 보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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