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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서평 139 - 정은우 / 기획자의 사전 / 수오서재

예예파파 2025. 1. 2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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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우 / 기획자의 사전 / 수오서재

'인간의 마음은 언제 움직이는가'
기획자에게 가장 중요한건 회사에서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누군가에게 지는 것을 싫어한다. 설득 당하는 것을 싫어한다. 생각지 못한 일에 화를 낸다. 결정하지 않은 일에 분노한다. 기획자는 어떤 순간에 그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지를 파악하는 자다. 그렇다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잡아야 할까? 아니다. 봉준호 감독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란 말을 인용한다. 단 한사람을 위한 기획이 모두를 위한 기획이 된다는 말이다. 

욕망에 충실하고 그 욕망을 알아내고 그 욕망을 어떻게 끄집어 내고 그 욕망을 잡아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가? 이 책은 그 기획의 여정에 대한 단어 하나하나를 집어 낸다. 그리고 그 단어에서 우러나오는 기획의 단편을 하나 하나 집어내어 기획이라는 하나의 중심으로 모아간다. 
트렌드, 케이스 스터디, 문제정의, 인사이트, 콘셉트, 직관, 공감, 로그라인, 레이어, 페르소나 등
한번쯤 들어봤을 단어들을 실무에 쓰이도록, 그것이 도구가 되도록, 이 모든 것을 사용할 줄 아는 태도가 되도록 이끌어 준다. 결국 하나의 성장이다. 기획은 기획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이들이 다른 이들을 리드하기 위해, 코칭하기 위해 또는 자녀의 성장을 위해 해야 하는 것이다. 

‘부엽토’라는 말을 좋아한다. 내게서 떨어진 낙엽이 다시 나를 자라게 한다는 부엽토의 원리를 보면 결국 성장이 어디에서 오는지 알려주는 것만 같아서다. 하긴 인간의 성장이나 식물의 성장이나 뭐가 그리 다르겠는가. 그걸 귀하게 여기는 마음과 아닌 마음이 있을 뿐이겠지.

노땅, 이라든지 라떼라든지 하는 말을 자주 듣는 나이가 되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나이가 들어도 그 말을 듣지 않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기획자가 되는 것이고 더 들어가면 늘 궁금해 하며 질문을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스스로도 말하길 피곤한 삶이라고 한다. 그러나 늘 변화되는 삶과 인생과 사회를 발견하게 되고, 결코 고이지 않는다. 그리고 변해가고 알아가고 그 변화를 표현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CD로 음악을 듣는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하나의 음반이 만들어지기에는 많은 사람들의 땀이 흘러들어가 있다. 요즘처럼 스트리밍으로 들을때는 좀처럼 알기 어렵다. 재킷 사진을 찍은 작가, 커버디자이너의 이름, 프로듀서, 톤마스터, 리코딩 엔지니어의 이름까지 있다. 삽화 작가의 이름까지도 알 수 있다. 
작품 하나에 깃든 보이지 않는 여러사람의 노고를 알며 살아가는 사람이 된다. 

기획이라는 것이 그렇다 저사람이 내 사람이 되려면 저사람의 심정이 되어야 한다. 합의점도 찾아야 한다. 겸손해야 한다.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호감을 느끼는 이에게 설득된다. 새로운 이를 만나는 행위는 내가 몰랐던 뉴 월드를 만나는 일이다. 나를 꺠닫는 시간이다. 타인을 받아들이며 나 자신을 발견한다. 

사실 이런 과정은 결과에서 보이지 않는게 기획이다. 세상도 그렇지만 결과로만 평가 받는 일의 무서움을 아는 것 부터 시작이다. 사람의 욕망을 건드리려면, 먼저 낮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봐야 한다. 
그것에 대한 깨달음이고 겸손이고 공부가 되어야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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