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예.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전에 한참 이책이 뜰때 도대체 무슨 책인가 하며 전체를 흝어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서평은 이제야 써봅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함으로 읽었다를 위한 기록의 글입니다.
글의 배경은 일단 일상과 환타지의 조화입니다. 장르소설을 즐겨보는터라 이런 배경은 낯설지 않지만 장르소설이 아니라 기존 소설의 느낌이 강합니다. 오히려 외국계열 소설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건 단지 삽화가 그렇게 그려져서 때문은 아닐 겁니다.
이 도시의 시민들은 잠옷 차림의 외부 손님들과 섞여 지내는데 외부손님들은 대부분 찾아 오는 이유가 꿈을 구매하기 위해서입니다. 걔중에 꿈을 파는 상점중에 제일 잘나가는 곳이 달라구트 꿈 백화점이라는 곳인데, 주인공인 페니는 이곳에 취직을 하게 됩니다. 취직하는 이들이 다 비슷하지만, 이곳이 높은 연봉에 지장환경도 좋고 상품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복지가 가능하며 흑심을 품게될만한 사장님의 외모 정도랄까요. 아, 마을에서 제일 잘나가는 백화점이라는 것도 포인트 입니다.
페니는 말도 잘하게 딱부러지게 눈치도 좋은 아가씨입니다. 취업준비생으로 나왔다가 몇장이 지난 후에 이 백화점에 취업이 됩니다. 그리고 달라구트는 백화점 주인의 이름입니다.
신입사원이 그렇듯이 사고도 치지만, 그럭저럭 잘 넘깁니다. 이 소설은 신입사원의 고군분투와 함께 이 백화점에 꿈을 사러오는 손님들의 다양한 성향과 환경에 대해 잘 풀어나가는 환타지 지향 소설입니다.
사람이 잠을 자면 꿈을 꾼다는 것은 기본 상식입니다. 그러나 그 꿈이 이 꿈속 세계 가운데서 구매를 해서 꾼다는 기발한 착상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당연히 악몽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스포가 되니 넘기겠습니다.
꿈값은 공짜가 아닙니다. 꿈을 꾸고 그 꿈에 대한 좋은 감정이 가격이 되어 저절로 입금되는 방식입니다. 대부분 만족하고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소망을 가지고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게 되면 어찌보면 힐링을 지향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그리고 사람이 꾸는 꿈을 대부분 프로이트의 해석과 다양한 심리 학적인 내용을 녹아내어 잘 풀어내는 작가의 역량에 놀라기도 했는데, 역시 잘나가는 책은 다르구나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고등학교때 환타지 소설을 써서 친구들끼리 돌려보던 흑역사가 생각나서 이불킥을 하고 싶어 집니다.
한가지 재미 있는 에피소드는 한 소설가가 꿈을 사러 옵니다. 그런데 주인은 자투리 예지몽이란 꿈을 추천하죠. 사실 많은 사람들이 예지몽을 사려고 몰려왔지만 다 거절 당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지몽에서 바랬던 것은 확실한 미래를 통한 자신의 이득을 원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소설가는 그런건 재미 없다고 자신은 소설을 쓰며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얘기 합니다. 그렇기에 이 예지몽이 필요하다는 말을 주인장이 말하죠. 사실 이 자투리 예지몽은 영감입니다. 자신이 얼핏 꿈에서 봤던 내용을 소설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너무 반가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죠. 길을 걷다가도 , 아니면 화장실에 앉아서도 얻을 수 있기에 너무 귀한 영감을 이런식으로 받을 수 있다니 글을 잘 쓰고 싶은 입장에선 부러운 에피소드입니다. 어찌보면 자신을 소중히 한 사람만이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소중한 내용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이 소설을 보며 디즈니의 인사이드 아웃이나 유미의 세포들 같은 것을 생각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머리 속의 어떤 특정 감정이나 경향들이 일으키는 에피소드라 별로 같다고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심리와 연관이 되기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는 듯 한데 그러면 일하는 세포들도 비슷하지 않은가 싶군요. 저는 오히려 외향적인 면을 따지자면, 오나의 여신님이나, 레인보우 루비가 더 와 닿습니다.
현대 심리학자들의 견해를 보면 프로이트 처럼 뭔가 무의식 속에 갇혀 있던 것이 표출되는 것이 꿈이 아니라 살아가는 가운데 뇌의 편린으로 보관되던 기억들이 적절하게 조합이 되어 꿈속에서 표출이 된다고 본다고 합니다. 단지 연속적으로 같은 꿈을 꾼다면 내가 이런 기억과 관련된것이 불편하거나 잘못 된 것이 있구나 정도로 인식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도 너무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고 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트라우마 같은 상처로 인해 나타나는 꿈들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이죠. 그런 것들을 다룬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소설책을 읽으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때도 있지만 어떤 책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도 합니다. 이 책은 여러 꿈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일상 가운데 내가 그냥 지나갔던 소중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묘미가 있었습니다. 소중한 꿈을 꾸게 해주는 달라구트 꿈 백화점 처럼 그런 소중한 소망을 품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원하신다면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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