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일을 맡게 되고 7개월쯤이 흐른 날 기도하는 가운데 이런 감동이 왔습니다. 지금까지 거쳐왔던 목사님들을 위해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거쳐 왔던 목사님이라 해 봤자 뻔합니다. 제가 마음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기도하라는 것이죠. 제 맘에 합하고 감사한 분들은 이미 기도 하고 있으니까요..
정리해서 말하면, 사역 내내 저를 힘들게 하고 결국 모질게 내어 보내었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저는 바로 얘기 했죠. '제가 왜요? 저 아직도 그분들 한테 맘 않좋은데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기도하라는 맘이 전해집니다. 부교역자가 아니고 이제 담임이기에 더욱 기도해야 함이 느껴집니다. 이제는 부교역자로서의 시선이 아니라 담임으로서의 시각이 생겼기에 기도제목도 당연히 다르겠죠. 그래도 싫은데..하면서 네 알겠습니다. 대답만 했습니다. 그리고 까먹었습니다.
그런데 전화가 오네요 070이면 안받으려고 하는데 010 입니다. 배달도 아니고 택배도 아닌듯 한데 그렇다고 아는 번호가 아닙니다. 허..일단 받아 봅니다.
엣된 여성의 목소리였습니다. 20대 후반의 목소리였는데 제 이름을 아는 겁니다. 저 A에요~목사님, 잘 계셨어요?
깜짝 놀랐습니다. 하나님이 기도하라고 얘기하신 분들 중 한분의 딸이 전화가 온 것입니다. 아무 징조가 없이 전화가 왔다면 이게 뭐지 무슨 일이지 했을 것인데 제가 찔리는 것(기도 건)이 있기에 침착하게 통화를 했습니다.
의외로 일상적인 대화로 이어졌고 그 청년(30대!!)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이전에 제가 그곳 교회에서 사역할때 그 친구는 어린 청년이었습니다. 막 대학 초입생이었습니다. 성격도 말괄량이라 거침이 없었고 자기가 좋은 것을 따라가는 스타일이라 부딪침도 많았습니다. '싫은데요!'가 그 친구의 대표적인 말이었습니다. ㅎㅎ
그러면서 하는 말이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삶을 사는 가운데 땅에서 메인 것을 풀지 못하고 하늘에 메인 것을 풀 수 없겠다는 은혜가 왔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잘못했던 것을 용서 받지 못했는데 어찌 천국의 것을 소망하며 살겠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허어..저는 그말만 듣고 정말 많이 변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미 그 말을 듣기 전에 용서 했고 담에 함 내려와서 보자고 얘기는 했습니다만 서로가 바뻐서 어찌 될지는 모르겠군요. 통화를 마무리 하고 저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아,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그 딸래미를 통해서 하시다니요!...결국 저는 수긍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나쳐온 담임목사님들을 맘속 깊이 용서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한 분께는 사과를 드린 상태였습니다. 3년 내내 버럭 버럭 하시고 제가 맡은 청년부에 지적을 많이 하셔서 청년부가 흩어지고 저는 덩그러니 남은 것에 아픔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담임의 자리를 맡게 되니 그 맘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왜 그렇게 까지 했었는지, 왜 그렇게 버럭을 하셨는지, 위치에 이르게 되니까 이해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그분께 맘 상하게 할만한 행동도 기억나게 되었는지라. 세미나란 곳에서 만난 김에 사과를 드리고 용서를 구했었습니다.
용서와 사과라는 것은 참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나중에 크게 드러날 것입니다. 특히나 담임과 부교역자의 간극의 불화의 화해는 참 쉽지 않습니다. 저는 이 간극을 메꾸라는 명령을 들었고 이제 실천을 해 나가야 겠네요..그렇습니다. 과연 기도로만 끝날 것인가...걱정입니다.
인도하심을 기대하며 기도해 봅니다. 제 맘과 상황도 인도하실 그분을 기대하며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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