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건너가는 자
중학교때 불교재단 학교를 다녔다. 반장을 하는 바람에 수련회도 끌려가고 거기서 3000배를 억지로 했던 트라우마는 아직도 남아 있다. 3년 내내 읽다보니 반야심경도 외우게 되었다. 지금도 첫소절은 그냥 주기도문 외우듯이 외운다. 오늘 소개할 책은 그 반야심경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으아니 목사가 무슨 이런책을? 한다면 꽉막혀서 다른 이들도 막히게 만들지 않으려면 다방면에 지식을 넓혀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사실 이 저자도 불교도도 아닐 뿐더러 동양철학중에 도교를 전공한 분이다. 장자쪽에 연구자다. 서강대 교수이다.
이분 왈 경전은 다른 이를 이끌고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 경전의 의미인데 모든 경전 중에 이 반야심경이 탁월하다고 얘기한다. 사람을 바르게 이끄는 것은 그 사람이 해결해야 할것과 방향을 잡을 것을 정해주는 것이다. 즉 삶의 태도에 관한 것인데, 이 반야심경이 그 역할을 하기에 탁월하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제목인 '건너가는 자'도 반야심경 안에 있는 무지의 삶과 지식의 삶을 건너 간다는 의미에서 비롯되었다. 익숙한 이 곳에서 새로운 저곳으로 건너가는 삶의 태도가 이 책의 주제다. 내가 살고 있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현실에 매이지 않고 나라는 존재에 함몰되지 않고 관계와 삶의 연속된 점과 점을 잇는 선으로의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할때 점과 점을 건너가는 삶을 이룰 수 있음을 알려준다.
삶의 도약을 이룬다고 말한다. 싯타르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부처이기에 앞서 철학을 깊이 통찰한 사람이다. 불교를 종교가 아닌 철학으로 보는 이유이다. 그렇기에 이 책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것은 남다르다.
불교도가 아니더라도 유명한 말이 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직역하면 하늘과 땅 사이에 오로지 나만이 존귀하다라는 말이다. 나 잘났다라는 말로 들리는데 실제는 내가 나를 존귀히 여기지 않으면 어떻하냐? 존귀히 여길 만큼 나를 제대로 알아주지 않으면 천하에 누가 나를 제대로 알고 살아가겠느냐?는 질문이다.
나자신을 통찰하여 바라보지 못함은 게으름으로 이어진다. 게으른 체로 쉽게 가는 사람은 타인을 도울 뿐이지 자신을 돕지 못한다. 즉 행복해 질수가 없다. 변화를 일으키는 앎은 가짜가 아니고,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는 앎은 진짜가 아니다.
앎이 지식으로 멈추지 않고, 내 삶과 자신에게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는 '나'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에 가깝다.
그런 하나 하나의 진실을 깨달아 아는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의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조건이다. 우리는 의외로 모르는 것이 많다다. 앞서 얘기한 자기조차 제대로 모르고 살아간다. 대승 불교에서는 알아가기 위해 같이 가자고 한다. 알아가는데 이기적이지 않다. 함께 하자고 하는 의의가 곧 대승불교의 시작이다. 여기서 건너간다는 말이 나오는데 아는 것을 디딤돌 삼아 모르는 것으로 넘어가려고 애쓰는 모습을 인간적인 태도로 본다. 그 지식이 넓혀지고 나를 더 단단하게 잡아주고 그것을 반복해 나감으로 깨달음이 깊어짐을 말한다 그 깨달음의 고요함으로 자신을 이끄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고르는 자리는 성스러워 진다고 말한다.
여기서 싯다르타가 자신이 살던 성을 뛰쳐나온 이유가 나온다. 그가 출가한 이유는 '익숙함'이라는 적을 부정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불교에서 비워야 한다 무소유가 되어야 하는 것이 득도하기 위해 그런다고 알고 있는데 조금 다르다. 무언가를 내려놓는 이유는 내려 놓아야 더 많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힘을 빼야 하는 이유는 이후 더 세게 더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이다. 싯다르타는 더 큰 것을 위해 익숙함을 내려놓았다.
모든 것은 과정이 있고 이유가 있다. 그 절차를 무시하면 깨달음이 오기 힘들다. 사람은 이론 지식을 통해 세계를 보려한다. 그러나 눈이 넓어지기 시작하면 자신이 보는 세계를 통해 진리와 이론을 건축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있을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얘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죽고 사는 것이 다하는 것도 없다라고 얘기한다. 이렇기 때문에 다른 것에 의지 하지 않는 깨달음을 얻는다고 한다. 이것은 의견차이가 있을듯 하다.
우리가 영화 제목으로도 알고 있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모지 사바하)'는 결국 이런 의미들을 마무리 하는 문장이다.
'건너가세 건너가세 저기로 건너가세 저기로 다 함께 건너가세 꺠달음이여, 만세! '
결국 나의 부족함과 무지함에서 오는 게으름을 깨닫고 지식에 지식을 발판 삼아 깨달음을 얻기를 권면하는 책의 내용이 반야심경이다. 게다가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그 길을 걸으며 깨달음을 나눠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불교의 경전을 설명한 책은 아니다. 인문학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서 날카롭게 질문하는 책이다. 자신의 태도에 대해서 고민하는 자에게 좀더 색다른 방법으로 정신을 차려보고 싶은 이에게 이 책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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