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실. 순례 주택
순례 주택은 순례라는 할머니가 주인인 주택이다. 순하고 예의 바르다란 순례에서 순례자의 그 순례로 개명했다. 때밀이 이모로 살다가 때값이 오르고 그돈으로 주택에서 살다 그 동네 땅 값이 올라서 새 주택을 지어 세를 주고 살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이전 형편을 알기에 늘 정직하고 겸손하게 살려한다.
그리고 그 할머니와 가장 친한 손녀뻘 여자아이가 이 책의 또다른 주인공이다. 순례씨에게 최측근이라 불린다.
주인공의 외할아버지는 이 순례씨와 오랫동안 연애를 했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만다.
갈등은 여기서 시작된다. 사실 이 순례 주택에 사는 분들은 다 어른이다. 어른이 나이로서 어른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명언이 나오는데, 어른이란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사람들이라고 얘기를 한다.
그러면 어린이도 있을 것이다. 그 어린이들이 어른이 된 사람과의 갈등을 일으킨다.
그 어린이 들을 얘기하면, 주인공 여자아이 즉 수림이가 1군이라 부르는 그룹이 있다.
바로 자신의 부모와 언니이다.
부모님은 학력이 제법 되고 언니는 그 부모를 닮아 공부 밖에 모른다. 그러나 성격은 시원치도 않고 생활을 위한 태도도 엉망이다. 그런 언니를 부모는 감싸고 돈다.
아빠는 15년간 대학 시간 강사로 교수가 되기위해 집안 여기저기에 빌붙으며 돈을 빌리고 있다. 심지어 수림이의 할아버지의 집을 아내랑 점거하여 살다 할아버지가 질려서 나가게 한다.
엄마는 전업주부이다. 말많은 주부이다. 여기저기 자신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험담한다.
그리고 자신을 2군이라 칭하는 주인공 수림이는 따로 떨어져 살고 있다. 바로 순례씨와 같이 살고 있다.
어릴때 엄마가 심한 입덧을 하여 아이를 키울 상황이 안되어 할아버지와 순례씨에게 맡겨 버린 전적으로 그리 살고 있다.
이 책은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내용이 그리 길지도 않고 전체적으로 크게 2단락 정도로 나뉘는 스토리가 전체를 잘 파악하게 해준다. 작가가 동화작가이기도 해서 그런지 글도 쓱쓱 읽힌다.
이 책에는 작가의 할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순례자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던 빛나던 모습의 어르신을 그리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감으로 빛이 났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빛이 났고, 사람들의 떼를 밀어 주어도 빛이 났다. 책 속에서 자기의 손녀뻘인 최측근인 수림이에게 얘기하는 순례씨의 말은 지혜가 있고, 박애가 있고, 배려가 있다. 이것은 학력이 높아서도 아니고 남을 낯추어본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우린 부와 명예를 위해 얼마나 발버둥 치며 사는가? 삶에 어려움이 닥쳐 올때 얼마나 두려워 하며 울부짖는가? 삶에서 자유롭게 살았으며 실패를 경험으로 여겼던 순례자들을 그리워 하며 쓴 이 책은 분명 따뜻함이 있다. 순례자들이 빛나는 이유는 '빛나고 높은 저곳'을 바라볼 줄 아는 눈이 있었기 때문이라 말한다.
오늘 나는 빛나고 높은 저곳을 향해 눈을 돌리며 자유롭게 살고 있는지 한번 자문 해본다. 주인공 처럼 나이는 어리고 사람들에게 업신여김을 받는 나이에도 당당한 '어른' 이었듯이 나도 진짜 어른이 되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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