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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서평 205 - 지현호. 긍휼마음학교. 규장 -고통을 이기는 5가지 역설적 진리

예예파파 2026. 1. 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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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날까?

고통의 한가운데를 지날 때, 우리는 절망적인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날까?"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서 이 질문은 메아리 없이 흩어집니다. 지현호 선교사의 책 《긍휼마음학교》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닙니다. 저자는 멀리서 진리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처절한 상실의 깊은 곳에서부터 손을 내밀어 당신의 고통 속으로 들어옵니다. 세 번의 뇌수술 끝에 2년간 말도 못 하고 움직이지도 못하시다 돌아가신 아버지, 대학 입학식 날 교통사고로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유일한 희망’이었던 동생, 그리고 자신을 13년간 덮쳤던 지독한 병마와의 싸움. 이 책은 바로 그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통찰입니다.

이 글은 책의 수많은 지혜 중에서도 가장 놀랍고, 역설적이며, 우리의 삶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만한 5가지 진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당신이 겪고 있는 고통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는 여정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1. 99가지 좋은 재료도 소용없게 만드는 '상한 재료 하나'의 비밀

어느 날 저자의 아내가 온 가족을 위해 정성껏 짜장 요리를 준비했습니다. 신선한 채소와 좋은 고기 등 최고의 재료들을 아낌없이 넣었습니다. 맛있는 냄새가 진동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역한 냄새가 섞여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원인은 수많은 재료 중 단 하나, 상한 재료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아내는 눈물을 글썽이며 큰 솥에 가득 담긴 짜장을 모두 버려야 했습니다.

이 일화는 인간의 상태를 설명하는 강력한 비유가 됩니다. 우리는 스스로 선한 일을 많이 하고, 양심적으로 살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절대적인 거룩함 앞에서는 '대체로 선한' 것이란 없습니다. 한 방울의 독이 솥 전체를 못 쓰게 만들듯,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죄, 즉 이기심과 교만, 그리고 하나님을 외면하는 마음이라는 '상한 재료' 하나가 우리의 모든 선한 노력을 오염시킵니다. 그 하나의 죄가 우리 존재 전체를 하나님 앞에서 부적격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99개 넣었어도, 단 하나의 상한 재료가 전체를 오염시켜버리면 다 못 먹게 됩니다.

2. 하나님의 위로는 '괜찮아'가 아니라 '나도 겪었어'라는 공감이다

많은 이들이 고통 속에서 하나님을 멀게 느낍니다. 침묵하시는 하나님께 실망하고, 나의 고통을 외면하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책은 놀라운 역설을 제시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고통을 외면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신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긍휼은 멀리서 내려다보는 왕의 동정(불쌍히 여기는 사랑)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오신 하나님의 ‘함께하시는 사랑’(임마누엘)입니다. 창조주이신 그분은 왕궁이 아닌 마구간에서 태어나셨고, 정서 발달에 가장 중요한 유년기를 헤롯 왕의 박해를 피해 애굽에서 피난민으로 보내셨습니다. 평생 가난하게 사셨고, 생계를 위해 30세까지 평범한 목수로 일하셨습니다. 이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연약하고 불안정한 삶을 직접 경험하셨다는 증거입니다.

예수님의 삶은 우리의 고통에 대한 최고의 위로가 됩니다. 그분은 우리의 눈물을 멀리서 지켜보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의 삶 한가운데로 들어와 모든 슬픔과 연약함을 함께 느끼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위로는 값싼 "괜찮아"가 아니라, 모든 것을 아시는 "나도 겪었어"라는 깊은 공감입니다.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도다

3. 진짜 회개는 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사랑 때문에 마음이 아픈 것이다

우리는 종종 '회개'를 벌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책은 두 가지 종류의 회개를 명확히 구분하며 진짜 회개의 본질을 알려줍니다.

첫째는 '율법적인 회개'입니다. 이 회개의 동기는 '벌 받기 싫다', '손해 보기 싫다'와 같은 자기중심적인 두려움입니다. 위기가 닥치면 반성하는 척하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이는 마치 과속 단속 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고, 구간이 지나면 다시 과속하는 운전자와 같습니다. 행동은 잠시 바뀌었을지 몰라도, 마음의 방향은 전혀 변하지 않은 것입니다.

반면 '복음적인 회개'는 하나님의 사랑에 감동하여 나오는 진정한 마음의 변화입니다. 나 같은 죄인을 위해 아들까지 내어주신 그 놀라운 사랑을 깨달았을 때, 나의 죄가 그분을 얼마나 아프게 했는지 알게 되어 마음이 찢어지는 것입니다. 이 회개는 두려움이 아닌 사랑에 기반하며, 삶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이끌어냅니다. 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그분을 실망시켰다는 아픔 때문에 진심으로 돌이키게 되는 것입니다.

"거짓말하면 혼날 줄 알아!”라고 하면 혼나기 싫어서 거짓말을 안 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사랑이 아니라 두려움에서 나온 것입니다.

4. 최고의 전도는 말이 아닌 '변해버린 삶' 그 자체다

저자는 회심 후, 과거에 함께 방황했던 친구들을 만납니다. 친구들은 당연하다는 듯 소주잔을 건넸지만, 그는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콜라를 소주잔에 따라 마시기 시작했는데, 마시다 보니 콜라 6병에 사이다 1병까지 총 7병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은 어이없어하며 웃었지만, 그의 변한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식사 후 노래방에 가고 도우미까지 부르자는 말이 나오자, 저자는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친구들이 "예수님이 뭐길래 너를 이렇게 바꿔놨어?"라고 물었을 때, 그것이 바로 복음을 전할 기회였습니다. 저자의 변해버린 삶 자체가 그 어떤 웅변보다 강력한 메시지가 되어 친구들의 마음에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진정한 변화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변화란 세상의 쾌락을 억지로 참는 고통스러운 금욕이 아닙니다. 그것은 성령 안에서 세상이 결코 줄 수 없는 더 큰 기쁨을 발견했기에, 이전의 것들이 시시하고 공허하게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최고의 전도는 유창한 말이 아니라, 예수를 만나 발견한 새로운 기쁨으로 충만한 삶 그 자체입니다.

그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제 삶의 변화를 통해 친구들이 예수님을 보고 있다는 것을요. 말로만 전도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복음을 증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5. 가장 깊은 상처에서 가장 큰 생명이 흘러나온다

죽음과 상실은 인간이 겪는 가장 극심한 고통입니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의 핵심에는 이 모든 것을 뒤집는 부활의 소망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말했듯, 우리는 소망 없는 세상 사람들처럼 슬퍼하지 않습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소망은 우리의 삶의 태도를 완전히 바꿉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확신에서 나오는 긍휼은, 고통받는 타인을 섬길 수 있는 궁극적인 힘을 줍니다. 책에 소개된 맥켄지 박사님은 암으로 고통받는 몸을 이끌고 가장 힘들었던 시기의 저자를 찾아와 도와주었습니다. 그의 긍휼은 편안함이 아닌 자신의 깊은 고통 속에서 나왔고, 그것은 오직 부활의 소망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 땅에서의 고통이 끝이 아니며, 주 안에서의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음을 믿었기에 가능한 섬김이었습니다.

우리의 가장 깊은 상처가, 부활의 소망과 만날 때 다른 이를 살리는 생명의 통로가 됩니다. 이 땅에서의 고통은 그 자체로 끝이 아니라, 주님과의 영광스러운 만남으로 가는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기독교의 진리는 가장 역설적인 곳에서 빛을 발합니다.

가장 낮은 곳, 죽음의 자리에서 가장 높은 구원이 이루어지고, 가장 깊은 상처, 죽음의 고통에서 가장 큰 생명이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영원히 함께하시는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결론: 당신의 상처는 어떤 이야기의 시작이 될 수 있을까?

《긍휼마음학교》가 안내하는 여정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먼저 죄라는 ‘상한 재료 하나’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직면하지만, 그 자리에서 만나는 것은 심판이 아니라 ‘나도 겪었어’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급진적인 공감입니다. 두려움이 아닌 그 사랑에 반응할 때 비로소 ‘진짜 회개’가 시작되며, 우리의 ‘변해버린 삶’ 자체가 세상에 전하는 가장 강력한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가장 깊은 상처’조차도 다른 이를 살리는 생명의 샘이 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통찰들은 고통을 마법처럼 없애주지 않습니다. 대신, 고통의 의미를 바꾸고 그것을 통과할 힘과 소망을 줍니다. 우리의 상처가 더 이상 무의미한 비극이 아니라, 하나님의 더 큰 이야기를 위한 서막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글을 닫으며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십시오. 당신의 가장 깊은 상처는, 오늘 어떤 새로운 시작을 위한 씨앗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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