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다 다쓰루. 무지의 즐거움. 유유출판사
이 책은 베스트셀러이고 작가이고 사상가이고 무도가인 우치다 다쓰루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의 책이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한번도 한국을 위해서는 책을 써본 적이 없는데 이번이 처음이라 한다.
주제는 대부분 배움이나 성숙에 관한 것이다. 어찌보면 식상한 답이 될수도 있는 질문을 이 분은 신박하거나 생각치 못한 방향으로 끌어간다. 어찌보면 고정 관념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교육과 삶에 대해서 다시금 우리에게 질문한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냐고? 질문하는 한국질문자는 바보가 되고 답하는 작가는 우문현답의 형식으로 답해가는게 신선한 내용이다.
이분의 이력은 독특하다. 철학연구가라고 하면서 어떤 철학가도 스승으로 삼지 않다가 불문과를 통해 에마뉘엘 레비나스를 스승으로 삼고 프랑스 문학과 사상을 공부한다. 명예교수이기도 하고 자신을 숭상하여 자징 연구자라고 하는 역자를 그닥 신경쓰지도 않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면은 합기도의 무도가로서의 흘려버리는 기술인 것도 같다.
이분의 교육관에 관해서는 존경스러운 면이 많다.
진정한 나’를 찾아서 평생 그것을 ‘연기’演技하는 것은 저에게는 좀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진정한 나’ 같은 것에 아무런 흥미가 없거든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입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똑같은 인간이라면 외려 살아갈 보람이 없지 않을까요? P75
발전해 나가고 수행해 나감으로 변화되어가는 사람을 생각하면 진정한 나라는 것으로 정형화 시켜버리는 서양식 생각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나도 공감한다. 진정한 나는 점점 발전되어가는 내가 아닐까 싶다. 특히나 저자는 괄목상대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 듯 하다. 삼국지의 여몽이 선비는 헤어진지 사흘이면 서로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참 인상 깊다. 지금의 청년들이나 살아가는 사회인들이 알아야 하지만 알려하지 않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도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교훈이기에 뼈를 때리는 말이다.
교육을 ‘상거래’에 비유하는 건 절대 금기입니다. 이런 기본조차 모르는 이들이 교육 제도를 설계하고 교육정책을 기안하고 있다는 생각에 저는 깊은 절망에 빠졌지요.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p81
교육이라는 것을 사고 파는 것으로 생각하기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의 본질은 변하지 않고 변해서도 안된다. 교육은 변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고 발전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그런 전제가 없이 상업적인 목표로만 정책을 생각하니 제대로 된 교육안이 나올수가 없다는 것에 크게 공감한다. 게다가 어떤 학문이 유용하다 아니다 결정하는 것은 학문 그 자체의 그 안에 갖추어진 가치와 확증된 유용성이 아니다.
그 시대와 시점과 세대에서 말하는 힘이 있는 이해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일수밖에 없는게 특히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것 좋다면 몰려들고 우르르 했다가 망하거나 몇만 남는 일이 생기지 않는가? 교육도 마찬가지인듯 하다.
그들이 중요시 하는 실학이라는 개념이 주가와도 비슷하다고 하는데 여기서 미인대회가 나온다. 자신의 미적 감각은 젖혀둔다. 모두가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미인이 된다는 얘기다. 자신의 주관은 버리고 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것을 정확하게 맞추어야 주식 시장의 승자가 되는 것처럼. 지금 중요하다 여기는 학문도 그런식으로 비추어지고 있는 것이 이 세상이라 얘기한다.
결국 이 책을 뚫고 있는 내용은 배움이다. 배우기 위해서는 내려놓아야 한다. 신경쓰면 방어하면 자신을 변화시키기 어렵다. 변화 없이는 성숙할 수 없다. 저자는 어른이 되어달라 부탁한다. 바울이 얘기 했듯이 나는 어린아이와 같았다. 이제 어린아이를 버리고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은 맘이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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