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렬. 이창렬의 로스팅 다이어리
믹스커피의 1세대를 넘어선 에스프레소커피의 2세대는 이제 정착화 되어 있다. 젊은이들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아침 처럼 여기며 여기저기 테이크 아웃하고 있다. 맛도 대부분이 상향 평준화 되어서 맛이 없다는 얘기를 하기가 어려운 시점에 이르렀다. 그 가운데 커피 맛은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을하게 만든다. 이전에 적었던 블루보틀처럼 3세대 즉, 수제식 커피로 그 이상의 맛을 낼 수 있지만 바쁜 현대인의 입장에서는 또하나의 선택을 해야하는 시기상조의 문제일수도 있다.
2세대 에스프레소로 내리는 커피의 입장에서만 커피 맛을 향상시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원두 콩의 원산지를 바꾸던지 그 콩을 볶는 로스팅의 과정을 어떻게 하든지의 문제로 좁혀지게 된다. 로스팅이라고 하면 생소한 사람도 있고 그게 뭔데 할 수도 있다. 의외로 단순한 개념이다. 우리가 밥을 짓기 위해 쌀을 불리고 일정 시간 안에 찌거나 압력을 가해 없는 밥맛을 만들어 내듯이 커피의 열매를 맛있는 원두맛으로 바꾸어 주는 과정이라 보면된다.
밥도 쌀의 수분 상태에 따라 밥물과 불의 세기를 조절하듯 로스팅 역시 커피콩인 생두의 상태에 따라 결정한다. 일정시간동안 생두에 가해지는 열의 강약조절을 통해 물리 화학적 반응을 원활하게 유도하여 로스팅을 하는 로스터가 원하는 상태의 원두로 볶는 과정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실수로 설익히거나 태울수도 있다. 그렇지만 않으면, 생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맛과 향을 향을 버리고, 전혀 다른 산지의 맛과 향을 내고 그러지 않는다.
커피가 맛을 가지는 방식이 몇가지 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비법 중에 마이야르 반응이라고 있다. 이게 뭔가 싶으면 알기 쉽게 얘기하면 빵의 갈색이라 보면된다. 삽겹살의 갈색으로 구워진 상태라 보면된다. 단백질과 당분이 만나 열을 받으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갈색으로 변하면서 특유의 향이 나는 것을 말한다.
두번째는 캐러맬화이다. 캐러맬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당분에 열을 가하면 화학 작용을 통해 캐러맬로 변하면서 색상도 갈색으로 된다. 앞서 얘기한 마이야르처럼 특유의 맛과 향이 난다.
위 두과정이 진행된 이후에도 계속 열을 받으면 생두속의 성분들이 분해 되며 다양한 향기와 가스를 만들어낸다. 이 과정이 지나면 쓴맛이 나고 더 지나면 열을 견디지 못하고 타게 된다.
로스팅 초보는 위 세가지 반응만 잘 기억하면 된다. 그러면 당신은 커피를 맛있게 탈 수 있는 경험이 생긴 것이다. 누구나 그렇고 모든 사람이 그렇지만, 처음부터 일류가 될 수 없다. 커피콩을 태우기도 하고 설익히기도 할 것이다. 시간이 흘러 계기판을 볼 줄아는 여유가 생기고 단계별로 화력조절이 가능하다면 당신은 일류가 된다.
로스팅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1) 생두를 투입하고 노란색으로 변할때까지 - 생두는 익기 시작하면 비릿한 풀냄새를 내며 점차 노란색으로 변한다. 이 냄새는 점차 고소한냄새로 노란색은 밝게 변한다.
2) 노란색에서 갈색으로 1차 크랙까지 - 약간의 시간 후 갈색으로 변한다 조금씩 짙게 되어간다. 표면에 붙어 있던 얇은 껍질을 벗겨내기 시작하며 물집같은 작은 주머니가 생긴다. 딱딱거리는 소리와 함께 1차크랙이 일어난다.
3) 1차크랙에서 2차크랙까지 - 1차크랙직후 첨 크기보다 매우커진다. 이후 조금씩 작아진다. 이후 다시 빵빵해진다. 로스팅을 지속할때 딱딱소리가 나며 2차크랙이 진행된다.
문제는 같은 산지라 하더라도 노란색이 되는 시기가 다르다. 기준은 같다. 단 냄새가 진하게 날때가 있는데 이때가 노란색의 시점이다. 이때 화력을 높여야 한다. 그러면 마이야르 반응으로 갈색으로 변하게 되며 캐러멜화 반응도 나타난다.
로스팅은 결국 생두에 열을 가해 물리 화학적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다. 열을 흡수해야만 생두 내부에서 그 어떤 반응이 일어난다는 거다. 반응의 결과물에서도 열이 발생하게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은 로스팅 구간 중에 반복해서 일어난다.
여기서 댐퍼라는 수치를 조정해야 하는데 외부에서 유입된 공기가 로스팅기를 통과하여 외부로 배출되는 양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때 좋지 않은 가스, 연기등을 외부로 방출시킨다. 이것도 로스팅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필자는 얘기한다 특별한 커피라는 것은 자연의 선물과 농부들의 수고로 만들어지는 한잔의 커피 이야기라고
로스팅의 과정은 커피 한잔을 만드는 시작점이기도 하고 자신만의 맛을 만드는 자신만의 시간이기도 하다.
마치 우리에게 주어진 말씀을 잘 읽고 묵상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단맛이 날때까지 마음속에서 다듬으며 불을 지핀다. 그것이 쓴맛이 되어 우리의 행동으로 내려가기 까지 심는다. 우리가 지폈던 말씀을 향한 불은 곧 말씀 속의 뜨거움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된다. 말씀의 묵상은 커피콩이 깨어지듯 나의 굳어진 마음을 깨뜨린다. 그 마음이 진한 커피향으로 되기까지 내 안에 죄성들을 걸러내고 좋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들이는 과정이다.
나는 커피의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바리스타가 로스팅을 하여 특별한 한잔을 만들 듯이 나도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여 한사람의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어진다. 그런 생각이 나는 커피 한잔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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