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기닷!)/일상의 소소함

꼬시래기의 비밀

예예파파 2007. 2. 15. 11:02
728x90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마 전 철새들을 보기 위해 낙동강 하구를 찾았다. 시원하게 펼쳐진 강의 마지막 종점에는 멀리서 날아든 수많은 철새들로 장관을 이뤘는데 육안으로는 가만히 앉아있는 듯 했지만 망원경으로 녀석들의 행동을 살펴보니 자맥질을 하고 날개를 퍼득이며 활기차게 돌아다니는 것이 보기만 해도 가슴이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물 속을 마음껏 헤집고 다니는 그 많은 새들이 무엇을 잡아먹고 있을지 궁금했다. 철새의 대부분이 오리류인 것을 감안하면 분명 물고기나 조개를 쫓아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물고기와 조개를 쫓는 것이 철새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게 됐다. 바로 옆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에게 어떤 물고기가 잡히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꼬시래기'를 잡고 계신단다. 몇 번인가 꼬시래기에 대해 들어왔던지라 꼬시래기의 정체가 너무도 궁금해 허락도 구하지 않고 얼른 그물망을 들여다 봤고 오랜 궁금증이 한순간에 풀려 환호성이 절로 나왔다. "아,문절망둑!"

꼬시래기의 정식 국명은 문절망둑이다. 문절망둑은 강의 기수역이나 내만에 서식하는 기수어로,망둑어과에 속하는 물고기다. 다 자라면 약 30㎝까지 성장하고 매년 2~5월에 산란을 하는데 산란기를 맞은 수컷은 갯벌의 조간대에 Y자 모양의 산란실을 만들고 암컷을 유인해 산란하고 지킨다.

주로 소형 갑각류나 작은 어류를 잡아먹고 어릴적에는 부착조류도 섭식한다. 비슷한 어종으로는 풀망둑이 있는데, 낙동강를 비롯한 동해와 남해에서는 문절망둑이,서해에는 풀망둑이 서식한다. 각각의 종은 뒷지느러미를 관찰하면 쉽게 구분이 되는데,뒷지느러미살이 10~12개면 문절망둑이며 14~17개면 풀망둑이다.

문절망둑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멀리 중국과 일본까지 분포를 하는데,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낙동강에 많이 서식한다. 오랜 세월 낙동강에서 낚시를 즐기셨던 분들의 말씀을 들으면 낙동강 하구둑이 건설되기 전에는 양동이로 퍼낼 정도로 많았다고 하지만 요즘은 낚시로만 간간히 올라올 만큼 그 수가 줄었다고 한다.

많은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소중한 하구둑이지만 물고기들에게는 넘기 힘든 장벽이 되곤 한다. 효율적으로 물을 관리하고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어도나 대체시설 등이 많이 개발돼야 하겠다. 낙동강의 명물 꼬시래기를 앞으로 계속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백윤하·자연과 사람들 /부산일보
728x90
반응형

'일상(일기닷!) > 일상의 소소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시족  (0) 2007.03.22
결국 한국을 버린 여중생  (2) 2007.02.26
배꼽티 입으면 허리 굵어진다  (0) 2007.02.15
생명  (0) 2007.02.14
아역스타 패닝자매 연기대결  (0) 2007.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