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기닷!)/끄적임

나를 진짜 가로 막는 것은 ‘나’입니다.

예예파파 2022. 3. 23. 17:03
728x90
반응형

 

저는 상당히 늦게 정신을 차린 케이스입니다. 그냥 주어진대로 살면 되고, 하라는대로 하면 되고 있으면 먹으면 되고,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에게 주어진 인생이란 선물을 쓰레기처럼 버리고 살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게 되었습니다. 나의 인생을 버리고 있었다는 깨달음이 온날 제 방에서 저는 무릎꿇고 앉아 펑펑 울었습니다. 왜 이렇게 살아왔는지, 나로 인해서 쓰레기와 함께 살았던 가족은 무슨 죄인지..이제는 정신 차리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잡고, 책을 읽고, 운동을 시작하고 부지런하려고 애썼습니다.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났을까요? 그러지 못했습니다. 무언가 저를 가로 막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게 뭘까, 정말 이게 뭐지 무엇이 나를 자꾸 멈칫하게 하는 것일까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어느날 세스 고딘린치핀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무슨 책인지는 모르겠는데 자기개발서이고 책 제목이 독특하기에 읽어 보았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린치핀이라는 것은 마차나 수레, 자동차의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축에 꽃는 핀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 꼭 필요한 사람 핵심이 되라는 말이 린치핀입니다. 이책의 내용은 다음에 한번 풀어 보겠습니다.

문제는 이 책에서 말하는 머릿속 도마뱀 이론이었습니다. 우리 두뇌 안쪽에는 편도체가 내장된 도마뱀 뇌라불리는 기관이 있다고 합니다. 간단히 얘기하면 이 친구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사람의 행동을 멈추게 하는 기관이라 합니다.

사람의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은 의외로 다양합니다. 어릴 때 부터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 가치관을 넘어서는 이념과 행동, 한번도 해보지 못한 일들에 대한 도전, 자신위에 있는 상사의 질책, 기우라고 여겨지는 대부분의 필요 없는 걱정들 이것들이 두려움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저는 그제서야 제가 왜 모든 일을 시작하려 할 때 멈칫 멈칫 거렸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집착을 가지고 아들에게 끊임없이 뭔가를 하라고 요구하던 어머니와 방관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전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가 집착이 생각나게 하고 내가 뭘하든 관심 없어 하는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는 행동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의외로 저는 도전 같은 것을 좋아해서 편의점에 새로운 음식이 나오면 먹어보곤 합니다. 그러나 뿌리 깊이 내려박혀 30년 이상을 괴롭히는 상처는 이겨내기가 쉽지 않더군요. 심리 상담도 받아보고, 부모님과 진지한 대화도 시도해 보고 오은영씨의 영상도 보고 책도 읽고 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내가 나를 보게 되는 계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몸에 밴 어린 시절이라는 책에는 자신의 어린시절과 마주보는 과정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왜 그렇게 부모님으로 인해 슲펐었는지 괴로웠는지 나를 위로해 주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많이 울었습니다. 저 때문에 힘들었던 아내와도 울고 아무것도 모르고 아빠에게 미소짓는 딸을 안고 속으로 울었습니다.

저를 가로막는 많은 것들을 걷어내었습니다. 참 많더군요. 두려움, 편견, 분노, 지식과 지혜의 부족, 영성의 부족, 인식의 부족, 관계의 회복등 하나 하나 지금도 걷어나가고 조금씩 전진하고 있는 중입니다. 제대로 알게 된 것은 이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탓이 아니라 나로 인해 일어난 일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외부적인 요인이 나를 덮고 내 안에 도마뱀을 두렵게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두려움을 빨리 이겨내기 위한 처절한 노력은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기에 조금은 아쉬운 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전진해 나갑니다. 저의 좌우명 중에 나는 하루에 1mm라도 나아간다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오늘도 나아갑니다. 조금씩 나아가렵니다.

728x90
반응형

'일상(일기닷!) > 끄적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쓰레기를 가치로 만드는 법  (0) 2022.04.07
불법에 대한 신고를 하고도 보복을 받는 세상  (2) 2022.03.30
세상에 의지할 것 없음  (0) 2021.12.24
마음이 너덜너덜..  (0) 2021.11.12
40초 한탄  (0) 2021.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