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2월 14일)를 앞두고 세계적인 대목을 맞이한 초콜릿 관련 업체들의 마케팅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연방지역법원에서 대다수의 미국 초콜릿 제조사들에 원료를 공급하는 네슬레와 카길,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등 다국적 기업들의 어린이 인신매매와 노동착취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것이다.
지난해 7월 피해자들과 함께 이 소송을 건 국제노동권리기금(ILRF)은 "이들 기업은 자신들에게 코코아를 납품하는 아프리카 서부 농장에서 인신매매와 고문, 아동 노동착취가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해왔다"고 주장했다. 현재 코트디부아르를 포함한 아프리카 서부 지역에서는 전세계 코코아의 70% 이상이 생산되고 있으며 이들 3개 업체는 전세계 초콜릿 원료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테리 콜링스워스 ILRF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의 인터뷰에서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이 사건에 미국 언론들이 대단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아동을 노예로 이용한 초콜릿을 연인과 주고받지 말자는 주장이 소비자들과 언론매체들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11살 어린이들이 코코아 농장으로 팔려가 강제노동"
이 공판에서 ILRF와 함께 원고로 참여한 이들은 12살에 인신매매범에 의해 코트디부아르로 팔려가 하루에 열두 시간 이상 강제로 코코아 재배를 해야 했던 말리인들이다. 이들은 농장에서 15살, 17살, 18살에 각각 도망쳐 나와 이제 성인이 되었으나, 이들이 일했던 농장으로부터 가해질 수 있는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소송에 익명으로 참여하고 있다.
테리 콜링스워스 사무총장이 전해준 바에 따르면 "강제수용되어 노동을 할 때는 잠을 잘 때도 총을 든 경비원이 지키고 있었다"는 것이 이들의 증언이다. 또 ILRF는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농장의 어린이들은 11살이나 12살에 노동을 시작해 도망칠 때까지 턱없이 부족한 식량과 잠, 그리고 빈번한 구타에 시달리며 강제노동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노예와 다를 바 없다"고 전했다.
서아프리카 수브레 지역의 한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한 소년이 코코아 원두를 건조대에 올려놓고 갈퀴질를 하고 있다. ⓒ국제노동권리기금(ILRF) |
콜링스워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몇년 전부터 코코아 농장의 아동 노동착취 문제를 제기해 왔고, 네슬레 등은 2005년 7월까지 문제점을 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시간이 이미 지났음에도 문제는 조금도 고쳐지지 않고 있고, 따라서 우리가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외국인 불법행위 피해자를 위한 배상청구법(Alien Tort Claims Act, ATCA)'에 따르면 외국 정부나 국가의 순수한 통치행위가 아닌 경우 국제법을 위반한 범죄의 피해자가 미국 국민이 아니더라도 미국 법정에 재판 관할권이 있다. 이번 소송 역시 이 법에 근거한다.
"아프리카 아이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기업들이 제시한 '약속'은 '해드킨-엔젤 프로토콜(Hadkin-Engel Protocol)'이라 불리는데, 이는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농장에서 일어나는 최악의 아동노동을 근절하기 위한" 몇 가지 조항을 담고 있다. 핵심은 "기업들에게 그들의 농장에 대한 독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모니터를 실시해 아동노동이 전혀 없음을 증명토록 하는 것"이며, "기업들은 어린이 노동자들이 각자 자기 나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할 것"도 의무사항으로 포함되어 있다.
콜링스워스 사무총장은 "이들 기업은 문제를 인정하고 시정하겠다며 약속까지 했지만, 사실은 이 문제가 잠잠해지고 잊혀질 때까지 시간을 끌고자 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들 3개 업체는 시장을 지배하고 있을 뿐 아니라 문제점을 고치고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 기업들"이라고 지적했다.
ILRF는 해당 업체에 전화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소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시정을 원한다"는 사실을 직접 알리자고 촉구하는 동시에 노예노동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공정거래 밸런타인 초콜릿'을 홍보하고 있다. (공정거래 밸런타인 초콜릿 보러가기☞ http://store.gxonlinestore.org)
콜링스워스 사무총장은 "이들은 가장 싼 가격으로 초콜릿 원료를 구하는 것이 자신들의 목표이고, 값싼 원료 확보를 통해 소비자들이 더 싼 가격으로 초콜릿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물론 값싼 강제 아동노동을 없애면 초콜릿 원료 확보에 비용이 더 들고 결국 지금의 초콜릿 가격이 조금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우리 소비자들이 아프리카 아이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그 정도는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다는 마음만 갖는다면, 지금과 같은 시장 지상주의의 신자유주의 세계 속에서도 아프리카 아이들의 권리를 지켜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채은하/기자
자료출처-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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