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학종. 쉽게 보는 어려운 성막 / 성막을 말하다. 베드로서원
살다보면 안하던 짓을 하고 싶을 떄가 있다. 가끔 내가 그러고 싶을때가 있다. 원래 구판 책의 구매는 비싼 교과서비 내기 힘들어 대신 헌책으로 사게 되는 용도로 대학생대 자주 썼던 방법이다. 조금 머리가 굵어진 후에 구판은 없는 내용이 제법 된다. 구판은 신판과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기에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좋아졌는지를 아는 묘미가 있다. 무슨 대학원생을 노리는 교수님들의 생각도 아니고 말이지.. 내가 오늘 그러고 있다. 한 저명한 저자분의 같은 맥락의 책을 다 흝어보았다.
성막은 현대 기독교인들에게 삼국지의 조조가 말했던 계륵과 같다. 성경의 상단 분량을 차지하기에 무시하긴 어렵다. 막상 읽으려니 복잡한 숫자의향연과 듣도 보도 못한 재료들이 판을 친다. 대부분의 성막 관련 서적은 이 난해함을 해결하려고 화려한 서술과 학술로 무장하고 들이댄다. "이 기구는 예수의 성품을 상징합니다!"라고 아주 대단한 걸 발견한 홈쇼핑 호스트처럼 말한다. 원래 대단한건데.
강목사님의 신간 성막을 말하다는 이러한 기존의 문법을 따라간다. 결정적인 지점에서 결이 달라진다. 이 책은 1999년에 출간된 쉽게 보는 어려운 성막의 전면 개정판이다. 제목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보는 성막에서 말하는 성막으로의 전환이다. 단순한 단어교체일까? 저자의 신학적 성숙과 이 책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구판이 청년들에게 성막의 구조를 시각적으로 이해시키려는 친절한 가이드 북이었다면 신판은 인생의 광야를 통과한 중년의 목회자가 성막이라는 렌즈를 통해 길어올린 깊은 묵상이다. 서문에서 과거 자신의 해석이 유치했다고 한다. 떄로는 신학적으로 부정확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특히 웃사가 언약궤를 만져 죽은 사건을 규율 위반이 아닌 인간의 통제 욕구와 소유욕으로 재 해석한 대목은 이 책의 백미다. 성막 기구를 설명하지만 그끝은 언제나 독자의 내면과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이책의 가장 주목할 점은 연결성이다. 3500년전 광야의 텐트를 오늘날 우리의 집안 거실과 사무실 책상위로 올려둔다. 말라 비틀어진 조각목에게서 스펙 경쟁에 지친 현대인의 자화상을 읽어낸다. 끊임없이 씻어야 하는 물두멍에서 매일의 영적 위핵 관리의 필요성을 건져낸다. 저자에게 성막은 박물관에서 놀란 눈으로 보는 유물이 아니다. 지금 여기서 하나님과 함께 하기 위한 서바이벌 설비다.
쉽게 말하자면 건축 시방서, 상징 사전이 아니라 목회적 에세이에 가깝다. 치수를 따지기 보단 그 치수안에 하나님의 마음을 말한다.
결국, 저자는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무엇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리와 함께 살고 싶어 하신다는 임마누엘의 메시지를 끈질기게 추적한다. 성소에 창문이 없는 이유를 세상의 빛을 차단하고 오직 성령의 조명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단순한 건축 양식의 문제가 아니다. 성도가 이 땅을 살아가는 방식을 보게 된다.
오직 성경의 내용을 뽑아 올려 젊은 독자들에게는 다소 낡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루틴 대마왕이라 불리는 저자의 성실함은 문장마다 배어 있다. 그 투박함이 단순한 딱딱함이 아니라 진정성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 성막을 통해 우리는 말씀으로 오신 예수를 보게 된다.
성막이야기를 지금까지 치수를 재는 에피소드 정도로만 봤다면, 이제는 성막에 남겨진 하나님의 체온을 느끼기 바란다. 화려한 금 장식에 감춰진 조각목 같은 나를 발견하자. 그런 나를 덮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만나고 싶은가? 이 책이 안내하는 성막뜰로 걸어오시길 바란다. 25년의 세월을 건너온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성막을 구경만 할 것인가 안에서 하나님과 대화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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