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너무 거창해서 뭐야 이건..하고 덮어 버리려다가 그림체가 맘에 들어서 끝까지 봐버린 책이다. 사실 알고 보니 원제는 '상냥한 나.'라고 한다. 그제서야 내용과 맞아 떨어 진다.
내용은 크게 두 여인과 두 여인 사이에 있었던 한 청년의 마음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끝없는 생각과 상념의 전쟁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2권이다.
주인공인 세리우는 1년을 아무렇게나 보내고 사진부로 들어 오게 된다. 그러면서 히로인이라 할 수 있는 야에라는 2학년과 악연을 이루게 되는데 두사람은 자신이 어떤것에 묶여 있다는 공통점에서 서로에게 끌림을 느끼고 자세히 알아볼 세도 없이 서로를 연인사이로 만들어 간다. 그러는 가운데 세리우는 자신의 트라우마인 어떤 것을 해도 안되더라..라는 매임과 야에의 매임 즉, 아버지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그와 닮은이와의 교제를 잊지 못함과의 부딪침을 경험하게 되고 야에의 결정으로 둘은 헤어지게 된다.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는데
세리우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사진작업과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자신의 연인인 야에에게도 구원의 손길을 뻗치려 노력하지만 번번히 야에는 자신의 꾸며진 강함과 히스테리적 자아노출로 그것을 거부하게 되고 그와 그녀가 오랜만에 마지막으로 만나고 그녀(야에)의 난잡함에 대한 주인공에게로 향한 보잘것 없는 자랑이 거절 당한 다음날 그녀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여기까지가 1권의 내용.
스나오는 자신의 고향 사촌인 세리우를 짝사랑 하는 고등학교 지망생(?)이다. 1권에는 그저 잠시의 장난스런 연애감정일까 하는 정도의 깜짝 출연이었으나 2권째에 접어들며 그녀의 이야기는 시작 된다. 아버지의 두 살림을 어머니의 변화로 눈치챈 스나오는 미묘한 희열과 괴로움을 느끼며 세리우를 찾아온다. 그의 사랑을 찾는 것과 아버지의 진정한 모습 자신이 처한 가정의 진짜 모습을 보기 위해서. 세리우는 이미 눈치 채고 있지만 그녀를 잠시 맡아주며 서로는 자신의 내면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세리우는 오히려 스나오를 통해 자신의 내면에 야에에 대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얼마나 자신안에 무겁게 차지하고 있는 그녀인지 자신의 트라우마를 건드리고 있었는지 차차 깨닫게 되고 벗어날 수 있는 길도 보게 된다. 사촌간이라는 관계의 의미를 떠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관계로 나아가는 두 사람은 어색함에서 친근함으로 다가가게 된다.
뭐..이런 말도 주고 받는다..-_-
흐느적 거린다고 해야 하나 펜의 힘을 말하는 것이 아니지만 인물 한사람 한사람이 힘이 ㅇ벗어 보이고 나긋나긋해 보여서 오히려 이 작품의 분위기를 살리는 것 같았다. 자신의 연약함에 기대어 살아가고 그 연약함을 삶의 일부로서 지고 가는 이들의 모습을 그림체로 보여준다고 해야 하나 여하튼 야에 보다는 스나오가 그런느낌이 많이 강했다. 야에가 자신의 상처를 감추기 위해 강해 보이는 케릭터였다면 스나오는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낼 줄 아는 용기의 강함이랄까.
어려운 말을 마구 하시는 중학생.
너무 똑똑해서 과연 이 아이가 중학생일가 하는 거부감도 들지만서도 가정이 힘들다 보니 생각이 많아 진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두사람에 대한 결말은 없다. 작가는 여기까지도 독자에게 맡기려는 심사인것 같다. 많은 철학적인 생각을 남기게 하고 삶과 죽음 속에 남겨진 자들과 죽은 자들을 애도하는 맘이 오가는 현실속에 주인공이 선택한 것은 무엇일까. 결말에 어느정도 나오긴 하지만.
자신의 상냥함을 키워나간다는 것은 아주 어렵고도 무거운 짐을 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이책을 다 보고 드는 생각이었다. 자신의 무거운 것을 감당한자의 포스..그것이 상냥함..
짧다면 짧을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현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PS: 한국어 판은 번역이 엉망이고 스미오가 스나오로 되었다는 둥 말이 많다.^^ 역시나 번역은 전문 번역을 해야..(뭔 소린지..아는 분이 그쪽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서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