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믿는 길/Re: 제로 부터 시작 하는 목회 생활

아이들과의 관계

예예파파 2023. 7. 1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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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한 청소년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죽고 싶은데 죽는게 두려워서 죽기는 어렵고 너무 힘들다는 말을 합니다. 

성격이 섬세하고 예민한 친구였는데 얘기를 나누어 보니 완벽주의까지 갖추었습니다. 부모의 기대에 한껏 부풀려서 열심으로 시험 공부를 하고 결과를 봤는데 영 좋지 않아 본인도 실망하고 부모님도 실망하고 그때부터 앙금으로 있던 상황들이 들쎠 올라와서 마찰이 일어난 듯 합니다. 

자녀에 관한 상담은 참 어렵습니다. 제가 상담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사촌기를 맞이한 녀석들에게 뭔 얘기를 해줘도 조심스럽습니다. 앞서 이 친구가 얘기한 것처럼 죽음과 맞닿은 친구들입니다. 시험의 결과와 자신의 노력과 그리고 실패의 관계에 대해서 얘기 해준 후 쉬고 싶다고 해서 마무리 했는데 한숨이 나옵니다.

나는 우리 딸들에게 잘 하고 있는가.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아빠의 호통에 눈물이 찔끔 합니다. 적어도 하루종일 같이 있었으면 잘때는 아빠를 놓아주면 될터인데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하는 것이 그아이들의 잘못은 아닌데도 호통을 치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자택 근무를 하고 어쩔 수 없이 이 아이들에게 충분하게 뭔가를 줄 수 없는 상황이 되니 내가 정말 죽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일을 해야 하고 4시간 자다 일어나서 또 새벽을 이끌어야 하니 피로는 누적되어 낮에 눈을 붙이게 되면 또 일이 밀리게 되고 조급한 마음에 원래 일들도 잘 안되고, 일이 안되다 보니 같이 있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화만 내게 되고, 악순환이 계속 되는 중입니다. 

순간 웃음이 나옵니다. 내 아이도 똑바로 못하면서 무슨 남의 아이 상담을 하고 있누..한심해 죽겄습니다.

저도 그냥 경제적 자유를 얻으면서 아이들을 잘 양육하고 이쁘게 키우고 싶습니다. 그러나 여유가 없고 해야 할일이 많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삶이 이어지면서 체력이라도 키워 보려고 운동을 하는데 이마저도 화가 치솟는 원인이 됩니다.

아이러니 한 삶 가운데 언제 균형을 잡고 바로 된 삶을 살게 될까요..이렇게 만든 원인은 나일까요 아니면, 똑바른 삶으로 보여주지 못하는 누군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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