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기닷!)/일상의 소소함

알고 지내던 냥이가 떠났습니다.

예예파파 2022. 6. 1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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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는 동네에는 유독 고양이들이 많습니다. 용두산 공원에는 아예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단체도 있어서 고양이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네 곳곳에는 고양이 먹이를 놓아두는 장소도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먹이를 먹는 친구들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사는 중구 자체가 평지가 적고 좁은 골목에 차가 많이 다니는 곳이라 뒤룩뒤룩 살찐 냥이는 보기 힘듭니다. 거의가 날래거나 홀쭉하거나 사고로 꼬리가 짧거나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친구들이 많은 편입니다. 걔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친구가 있었는데 '러시안블루' 종의 고양이 입니다. 이름은 '먼지'라고 먼지가 몸을 덮은 것처럼 생겼는데 

참 이쁘게 생겼습니다. 다만 주인이 없는지 늘 돌아다니고 자기가 지정한 편의점의 판매대 위에 앉아서 자고 있거나 노닥거리곤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우아한 모습으로 제 동네를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겁도 없는데다가 당당하기 까지 해서 늘 마이웨이로 자신의 길을 가는 고양이의 표본을 보여주는 친구여서 저희 딸들도 안녕하고 인사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달동안 보이지를 않는 겁니다.

"아니..내가 아무리 바뻐도 이녀석을 못볼리가 없는데 편의점에서도 안보이고...이 녀석 어디 간거지?"

나중에 같이 일하시는 분께 얘기를 들었는데 로드킬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녀석이 똑똑한 녀석이라 피를 뚝뚝 흘리며 절뚝이면서 자기가 지정한 늘 앉아 있던 그 편의점에 찾아 왔고 주인 아저씨는 놀래서 동물병원으로 데려갔으나 너무 늦어서 냥이는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하..사람이 떠나는 건 참 많이 봐도 생명의 짐이기 때문에 슬프고 그런 것도 있지만, 냥이 얘기 듣고 슬픈건 참 첨이네..

먹먹합니다. 그와중에 더 짠 한건 자신을 돌봐주고 챙겨주던 그 편의점 주인 아저씨를 자기가 죽기 전에 찾아 왔다는 것...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임에도 자신의 무거운 몸을 이끌고 왔다는 것이 더 먹먹하게 하는 군요..

도저히 그냥 듣고 지나칠 수 없어서 글로 남깁니다. 안뇽 먼지야 웃으며 인사하자 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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