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VS 비질란테
최근에 극장에서 애니메이션을 상영하여, 다시 보게 된 소설, 퇴마록. 이 책을 필두로 많은 오컬트 소설이 창궐하던 시대가 있었다. 일본에서 연재하던 각종 오컬트 소설들이 들어오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비질란테, 드라마로도 제작된 김규삼 작가의 웹툰 원작의 작품이다. 법으로는 어찌 할 수 없다고 판단된 악인들을 처단하는 자경단의 얘기를 다룬 이야기다.
최근에 읽었다 하더라도 두 작품은 연결을 시키기가 어렵다. 하나는 영력과 초능력과 신화가 난무하는 오컬트 소설이고, 하나는 액션과 범죄와 피가 난무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공통점이 하나 있다.
영혼 상실을 다루는 이야기다. 이게 뭔 소리냐. 두 작품 다, 불쌍한 영혼을 긍휼히 여기는 것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상실한 영혼에 의해 시작 되는 이야기다.
퇴마록의 주인공인 박신부는 아끼던 딸 같은 아이를 잃었다. 현암이라는 청년은 여동생을 승희는 아버지와 언니를 , 준후는 아버지와 가족같은 이들을 잃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그일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 퇴마를 한다.
비질란테의 주인공 김지용은 어머니를 잃었다. 법에 의해서 풀려난 범죄자에게 살해 당했다. 김지용은 다시는 법의 허술함으로 범죄자들이 피해자를 두번 죽이지 않도록 자경단으로써 활동한다.
자경단이 무슨 말일까?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이름을 대자면 어벤저스이다. 국가의 법으로 움직이지 않고 정의를 외치며 악당을 물리치는 이들을 자경단이라 한다. 마침 어벤저스의 윈터솔저가 자경단의 아이러니를 다루기도 했다. 카툰원작으로는 시빌워라는 이름으로 연재하기도 했다.
퇴마록에서 다루는 퇴마사들도 법적으로 정해진 이들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이 아니면 악한 영들과 잘못된 일들을 고치기 힘든 상황이 이루어진다. 결국 이들의 존재가치가 이뤄진다.
퇴마록과 비질란테는 법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이들이 서민들의 필요에 의해서 존재가치를 누린다. 법에서 벗어난 이들 때문이다. 법에서 벗어나 악을 저질렀든 법의 보호를 벗어나 죽거나 피해를 입었든 말이다.
화려한 액션과 매직으로 화면과 내용을 가려보지만, 결국 이 두 작품이 말하는 건, 법을 벗어난 이들을 어떻게 지켜 줄 수 있냐를 물어보고 있다. 퇴마록의 박신부의 말을 빌리자면, 저 악인 조차도 생명이 있기에 살아야 한다. 비질란테의 지용의 말을 빌리자면, 법이 관용을 베풀었는데도 또 죄를 저지르는 너희는 죽어 마땅하다. 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들을 지켜야 하는 입장에선 동일하다.
놀랍게도 공통점을 하나 더 꼽자면, 실제로 일어날 법한 일과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이 두 작품은 내용 내에서 버무려서 풀어내고 있다. 영혼을 상실한 아픔이 남일이 되느냐 나의 일이 되느냐는 한끗차이임을 알려준다. 단순히 우리는 이 두 작품을 재밌게 보는 것으로 끝내야 할까 아니면, 허무맹랑한 신화와 매직과 오컬트로 우리의 영적 눈을 가린다!, 폭력과 재미로 우리가 제대로 봐야할 법적 정의를 무시한다고 봐야 할까?
여전히 생명을 상실하고, 영혼을 상실하여 방황하는 이들을 우리는 영화의 한장면인양, 애니의 한장면인양 외면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앞서 얘기했듯이 극중의 이야기는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기반으로 한다. 오컬트와 액션을 빼버리면 그들은 우리가 잃어버렸던 영혼이다. 사람은 세상의 일로 만든 미디어 속에서 실제 일어나는 사건과 스토리 텔링이 전해주는 아픔을 봐야 하고 그 아픔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로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미디어가 단순히 소비가 아니라 생산이 되는 과정이다.
문득 30년도 더 된 즐겨 봤던 작품이 다시 재 생산 되길래 끄적여 보는 글을 한숨을 쉬며 마무리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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