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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서평 144 - 이정모 /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 오도스

예예파파 2025. 1. 2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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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모 /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 / 오도스
초등학교 아이들을 수학이나 영어를 지도하다보면 곧 중학생이 될 것이고 과학을 가르쳐 줘야 한다.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내가 과학을 잘 했던가..생물을 좋아하긴 했는데 지구과학이나 화학은 쥐약인데..
이처럼 대부분 사람들이 '과학 문해력'이라고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저자는 그런 이들을 안심 시킨다. 웬만하면 우리 생활에 쓰이는 것이고 잊은 것이 아니라 그때랑 지금이란 배우는게 다르다고. 과학 문해력을 강조하는 세상이라 해서 지식을 엄청나게 쌓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과학문해력은 과학적인 태도, 과학적인 사고방식 또는 과학적인 세상을 대하는 태도라고 한다.
이 책에서 전반적으로 얘기하려고 하는 내용이 이것이다. 바로 의심하고 질문하는 것이다.
 의심하는 근거는 느낌이 아니다. 크기와 숫자이다. 기후가 변했다고 봄과 가을이 없어진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다. 실제로는 일제 강점기와 지금을 비교할때 추운 겨울은 22일 줄고, 시원한 가을은 4일 줄고 여름은 20일이 늘고 봄도 6일이 늘었다. 봄과 가을이 줄었다는 말은 잘못된 말이다. 

이 책은 어렵게 생각하고 광대하게 생각하고 멀게만 생각했던 과학이 알고 보면 현실과 맞닿아 있고 우리의 생각 가운데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단순히 과학 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생각으로 보는 일상까지도 에피소드와 엣세이로 묻어내며 이야기하는 즐거움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과학자가 딱딱하고 무서운 사람이라 생각한다. 특히나 종교적인 면에서 반대에만 치우친 사람이라 생각한다. 저자가 한 말을 살펴보자.

‘착한 마음이 생기려면 시간이 한가해야 한다.’ 바쁜 사람들은 착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성직자와 법률가는 중요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다. 주로 바쁘다. 많은 회의와 약속으로 꽉 찬 일정표를 들고 모임에 늦을까 노심초사하며 바삐 가던 중이었을 것이다. 이에 반해 사마리아 사람은 여행 중이었으니 누군가를 도울 충분한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P69

‘일상생활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에게 착한 마음이 생긴다.’ 독실한 신앙심이 있는 사람은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받는다고 여긴다. 그들에게 세상에서 일어나는 온갖 세속적인 일은 가치가 없다. 하지만 큰 생각 없이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의미를 찾으려는 이들은 남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p69

의심하고 질문한다는 것은 빡빡한 것이 아니다. 주변을 돌아볼 줄 안다는 거다. 아무리 대단한 신앙과 진리를 믿는다 해도 고이면, 피해를 입힌다. 굳은 생각으로 정말 좋은 것을 묻어버린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이세돌을 이긴 인공지능이 대단하다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엄청난 에너지 양을 쓴 컴퓨터가 있다. 사람이 바둑을 두기 위해 머리를 쓴 뇌의 에너지를 능가하는 에너지를 인공지능은 쓰고 있었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곧 고갈될 지구의 에너지를 걱정할 판이다.
생각의 전환이다. 이처럼 모든 자연의 섭리는 이유가 있다. 우리가 불편하다. 이쁘다. 단순히 고정관념으로만 이해했던 현상들은 다 이유가 있다. 겨울이 되기전 은행과 단풍의 색이 그렇게 되는 것도 청소부를 힘들게 하려는 준비가 아니다. 엽록소가 흡수하지 못하는 빛을 흡수해서 엽록소에 전달하는 역할이다. 나무가 세포 속으로 들어가는 물이라도 아끼려는 심정으로 이파리를 떨구는 마지막 순간까지 애쓴다.

나데즈다라는 곤충은 2007년 우주선을 탔고 33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우주 공간에서 지구생명체가 처음으로 탄생했다. 그리고 그 새끼들도 지구에 도착한 뒤 정상적으로 자손을 낳았다. 귀한 본보기를 보여주었지만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왜? 나데즈다는 러시아 어로 희망이다. 이 곤충은 설국열차에서 폭동이 일어나는 원인도 된다. 멕시코 혁명때 불렀던 민요의 주인공이기도 한 이녀석은 바로 바퀴벌레이다.

우리가 혐오하고 싫어하는 이 벌레도 영광을 받을때가 있었고 엄진근한 혁명가의 주제로 쓰이기도 한다. 
우리의 닫힌 시각과 무질문은 답이 없다. 끊임 없이 의심하고 질문하고 고민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안된다. 저자의 말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다른 사람이 연구한 과학 지식이 나에게 오면 그건 과학이 아니란다.
나도 그 과학지식으로 고민하고 질문하고 연구해야 바로 과학이 시작된다고 한다. 

이 책의 에피소드 중에 지선아 사랑해 의 주인공 지선과 가수 션이 마라톤을 하는 이유에 대해 적은 글이 있다. 이들이 달리는 이유는 뭘까? 혼자 할 수 없는 선한 일을 위해 달린다. 이들은 아픈 아이들을 돕기 위해 달린다. 그러나 대단하신 중앙 정부는 움직이지 않는다. 이유는 별거 없다. 전례도 없고 절차가 있고, 돈이 없다 이다. 지식이 있더라도 질문하지 않으면 고인다. 높은 곳에 있더라도 아래를 존중하지 않으면 추락한다. 
생각이 트이지 않으면 중독에 걸린 이들을 다그친다. 자기와 다른 의견을 악한 것이라 치부한다. 자신은 고여버리는 줄도 모른다. 야단이 필요한게 아니라 치료가 필요하다. 악하다 치부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사랑이 담긴 대화로 시작이 되어야 한다. 

과학의 눈으로 본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고정관념으로 보지 않는 것. 열린 눈으로 보는 것. 끊임없이 나에게 질문하는 것. 세상에 질문하는 것. 지금은 아니지만 담임목사때도 청년들에게 얘기한 적이 있다. 부모에게서 받은 신앙은 네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물어봐라, 네가 믿는 예수가 진짜인지. 예수를 인정할 수 있는지. 그런 질문조차 없는 신앙은 너희 신앙도 아니다. 라고. 부교역자라면 좇겨날 말이다.
그러나 의심 조차 없이 만나는 사람은 사기꾼일 확률이 높다. 그렇게 쌓아 올린 믿음이 진짜 믿음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의심은 회의가 아니다. 가야할 길을 바로 잡아 가는 것이다. 돌다리를 두드려 보지 않고 가다 물에 빠지지 말고, 확신을 가질 정도로 자신을 두드리고 유연한 사람이 되었으면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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