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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욜의 짧은 서평 21- 신형철 . 인생의 역사 - 공무도하가에서 사랑의 발명까지

예예파파 2023. 7. 5.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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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는 것이 참 좋은 것은 알겠는데 접하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렵고 풀이하기도 어려운 장르라 여겨 잘 건드리질 못합니다. 읽어도 뭔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마치 나 혼자 끄적거리며 SNS에 글을 올려두었는데 읽어 본 분이 혼자 감명 받고 해석을 달아버리는 경우가 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은 작가 본인이 지금까지 겪었던 시에 대한 해설과 감명깊은 생각들을 서술하여 정리한 책입니다. 그렇기에 앞에 글은 짧은데 평은 길어지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납니다. 그러면서 그 시에 들어 있고 녹아있는 많은 생각들을 알게 됩니다. 
일반 글이 작가가 다양하듯 시도 그 작가의 성향이 다양합니다. 게이, 레즈비언, 여인 , 남자, 성경의 인물, 도를 닦는 인물, 민족운동을 하신분, 희대의 가수등도 있습니다. 그들 각자의 삶이 있으며 그 삶을 통해서 시라는 것이 만들어 지고 그 시를 통해 감동을 주는 프로세스입니다. 시에 대한 설명 이전에 인생에 대해 논하게 됩니다. 그것을 잠시 보면. 

인생은 조금도 특별하지 않은 특별한 말이다. 
인생이 살려줘야 할 정도로 불쌍한 것이란다. 왜 그럴까?
인생은 이해할 수 없어서 불쌍한 것이다. 문제를 푸는 사람 자신이 문제의 구성 성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풀 수가 없는데 그렇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풀어야 하니까 더 불쌍한 것이다.

인생에 대해서 알 수 없기에 슬픔이 있고 불쌍하다고 합니다. 여기서 탁 느껴지는 것이 자신을 중심으로 사는 사람이구나, 답이 없는 답을 내기 위해 애쓰는 분이시구나 하고 느낄수 있었습니다. 욥기를 시의 장르로 여기면서 해석하고 풀이한 것을 보면, 무능한 신이 똑똑하게 질문하는 욥에게 자신의 잘남을 드러내는 것이 욥기라는 얘기를 합니다. 그리 신이란 개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지도 않고 논하고 싶지 않은 투의 말입니다. 마치 열차를 타기 전에 껌을 사기 위해 가게에 들어갔는데 가게 이모가 물건을 팔 생각이 없어 그저 형식적으로 답하는 느낌입니다. 그의 신관은 이러합니다.

나는 인간이 신 없이 종교적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무신론자인데, 나에게 그 무엇보다 종교적인 사건은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의 곁에 있겠다고, 그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무신론자는 신이 없다는 증거를 쥐고 기뻐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염려하는 사람이다. 신이 없기 때문에 그 대신 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의 곁에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이 세상의 한 인간은 다른 한 인간을 향한 사랑을 발명해 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신이 아니라 이 생각을 믿는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외롭습니다. 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신이라는 것이 필요한데 나는 그런 것이 필요없고 단지 내 옆에 사람이 있어줘야 한다는 말을 보면 그 외로움을 기본적 옵션으로 달고 있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무신론자라는 티가 난다기 보담 대부분의 시의 선정이 서정적을 넘어서 슬프고, 역동성이 떨어지고, 세상에 대해 회의 적인 시들이 많은 편입니다. 그리고 앞에 얘기드린 다양한 작가들의 슬픔이나 아픔, 고통의 여정에서 쥐어짜낸 즙들을 시라는 그릇에 곳곳에 담아 흩어 뿌린 듯한 내용의 시들이 즐비합니다. 아마도 제가 시를 잘 몰라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면 이 책의 제일 처음 나오는 시인 공무도하가 입니다. 매번 술에 취해서 강에 빠질 연습을 하던 남편이 결국 빠져 죽자, 노래를 읊은 한 아낙네도 같이 강에 빠져 죽은 내용의 시입니다. 아마 고등학교때던가 배우지 않았나 가물가물합니다. 이 시에 파생 된 것이 이상은의 공무도하가이고 김훈작가의 공무도하고 진모영의 님아 그강을 건너지 마오 영상입니다. 그리고 몇개의 시를 건너가면, 자신의 불행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의미 없는 의미를 찾아 해메는 사람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또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슬픔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이용해서 허공을 부여잡는 사람의 심장의 쫄깃해짐을 얘기하며 이것이 부여 잡음이라는 표현으로 돌립니다. 

 자신의 심장을 부숴졌어도 다른 사람의 심장이 부숴지는 것을 막앗기 때문에 자기 삶이 헛된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시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신 심장부터 부여잡으라고..또 어떤 시는 강간을 내용으로 담습니다. 피해자를 피의자로 진술을 자백으로 바꿔 버리는 권력가운데 개입되어 배보다 배꼽이 더크고 피해자가 악한 사람으로 변해버렸던 세상에 대해 고발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시인들은 대부분이 한쪽으로 열심이 치우쳤거나, 아니면 미쳤거나, 천재거나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윤동주의 시를 지나갈 무렵이면, 사는게 부끄러운데 시가 잘 쓰여 진다를 시가 부끄러운데 사는 것은 쉽다라는 말로 변형시켜또한 인생의 슬픔과 어설픔 그리고 붙잡을 수 없는 허무함을 잡아 보려는 발버둥을 보여줍니다. 

책의 말미에 시라는 것은 시를 쓴 사람의 마음이 어떤것을 감정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면 그것이 어색해 보인다고 하더라도 저게 시가 되나 싶어도 시가 된다는 식으로 글을 적어 나가십니다. 저는 그게 조금 서글펐던 것이 이 분이 골라 잡았던 대부분의 서글프고, 답이 없고,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정처없는 느낌의 시와 사람의 마음의 감정이 어떤식으로 표현되든 시가 된다는 말이 어우려져 이 사람의 성향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아서 서글픔이 느껴졌습니다. 

문학비평가이고 문학이 어찌 평가되는지 관심이 많은 분의 글 치고는 너무 감정적으로 치우친 시의 선택들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아직 제가 시를 잘 몰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시를 좋아 하고 그에 대한 해석을 듣기 좋아 하시는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 봐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덤으로 다양한 시를 쓴 작가들의 편향이나 유행을 따라 잡기도 편할 책인듯 합니다. 저는 아직 잘 모르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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