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서평 193 - 김혜진 외, 오늘도 묵묵히, 한사람
함께 공부 하시는 분이 마침 알바니아 선교사님이셨고, 그분의 책을 구해다가 읽어 보게 되었다. 그분을 비롯해 6명의 여선교사님들의 절절한 에피소드를 담은 이야기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진정성이다. 6명의 선교사는 자신들을 가공되지 않은 원석이라 표현한다. 화려하지 않은 일상의 순간들을 솔직하게 나눈다. 그들이 말하길, 선교사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와 같은 연약함과 한계를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이다 라고 한다.
각 선교사의 에피소드는 문화적 충격, 언어의 장벽, 경제적 압박, 건강의 위협, 가족과의 이별 등 현실적 어려움 가운데 하나님의 세밀한 도우심과 인도하심을 발견해 가는 여정을 그려낸다.
"불확실성에 편안해지면 당신 삶에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다. 불확실성이야말로 마법이 일어나는 곳이다
나는 앞으로도 이런 불확실성의 호수에 기꺼이 뛰어들기로 했다. 예상치 못한 마법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P22
튀르키예는 우리가 터키로 알고 있는 곳이다. 별일아니야 어쩔 수 없지 라는 문화가 있다. 누구든 새가구를 눈 앞에서 상처를 내고도 별일 아니라는 듯 얘기하면 화가 날 것이다.
함께 일을 하겠다고 약속한 사람이 신의 뜻이라며 며칠을 탱자탱자 놀고 있다면 속이 터진다.
사역을 하는 가운데 가족의 임종을 지켜 봐야 할때도 있다. 그럼에도 아이의 입술을 통해 하나님은 예수의 구원을 얘기하시며, 순수함 가운데 위로를 주신다.
아니라고 생각했던 가운데서 인도하심을 보기도 하고, 어이가 없는 상황을 당한 다음날에도 일상처럼 사역은 진행 되어야 할때도 있다. 억울하고 힘들일을 당하는 것도 사역 가운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역의 흐름, 방해도 결국 하나님의 선하심 가운데 있는 것이라는 어려운 결정에 이른다.
우리는 많은 선교사님들의 에피소드들을 양념삼아 선교사의 곤고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파인애플 이야기, 홀로 항구에 선 이야기, 헌신을 위해 헌금 바구니에 뛰어든 이야기.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선교는 바로 하나님 앞에 순수하게 순종하며 나아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 한다. 우리는 예수의 복음을 가지고 어디든 전해야 하는 선교의 사명이 있는 이들이다. 선교사님들은 그 사명을 그 자리에서 부름을 받아 사는 것이다. 우리가 깊이 선교의 삶을 살게 된다면, 동일하게 그 일을 겪어 나갈 것이고, 그 일을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선교는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다. 일상에서 선택하고 인내하고 기다리는 가운데 일어나는 일이다. 혜진 선교사님은 남은 생을 건강하게 살기 위해 평생 즐기던 단맛을 포기한다. 양성금 선교사님은 김치를 그리워 하다 그 동네 음식을 응용하며, 장금이가 된다.
딸처럼 아끼던 현지 자매가 믿지 않는 사람과 결혼으로 떠나가기도 하고, 영적으로 교제하던 청년이 동성애자임을 알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 가운데서도 포기하지 않고, 기도로, 공감과 위로로 살아간다.
우리 안의 신념은 우리 삶의 모든 순간을 선교의 자리로 변화시킨다. 이 책을 읽는 독자의 가정, 직장, 학교, 모든 희로애락의 순간 가운데 하나님께서 당신을 부르신 선교지임을 깨닫게 하는 강력한 증거를 누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